항아리 상권이란?
항아리 상권은 어감에서 대략 짐작할 수 있듯이 법률적인 용어는 아니다. 항아리 모양이라 항아리 상권이 아니라 항아리 안에 있는 무언가처럼 단단하게 갇혀 있는 느낌으로 보시면 될 것 같다.
항아리 상권의 기본적인 개념은 <부동산위키-항아리 상권>에 나와 있으니 여기선 기본적인 설명은 생략하고 예시 위주로 설명하려고 한다. 일단 항아리 상권은 단순히 역세권 상권에 대치되는 표현으로도 쓰이지만 투자 유망지역으로서의 항아리 상권은 대체로 아래의 조건을 갖춘 상권으로 볼 수 있다.
1. 역이랑 멀다. (※ 장점은 아니지만 항아리 상권은 역세권 상권은 제외하고 봐야 한다.)
2. 구조적으로 팽창하기 어렵다.
3.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다.
여기서 팽창이란 홍대 상권이 연남동까지 퍼져 나가고 이태원 상권이 경리단길로 확장해나갈 수 있는, 지리적으로 상권이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렇게 팽창할 수 없는 것이 장점이 되어야 하는 곳이다. 주로 아파트 단지에 둘러쌓여 있어서 아파트를 허물지 않는 이상 더 이상 상가를 지을 수 없는 곳이 좋은 항아리상권의 입지가 된다.
1. 강서구 마곡 수명산파크 상가밀집 지역
항아리 상권으로 검색하면 많은 곳이 나오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임장을 가봤던 곳으로, 대표적인 항아리 상권의 예시라고 볼 수 있는 곳이 강서구 내발산동 수명산파크 사이에 있는 상권이다.
수명산파크 1단지 1421세대
수명산파크 2단지 629세대
수명산파크 3단지 418세대
수명산파크 4단지 919세대
수명산파크 5단지 948세대
수명산파크 6단지 399세대
사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상가 밀집지역이다. 수명산파크 단지들이 단지내 상가도 별로 짓지 않은 것을 보면 마치 공공 단지내 상가처럼 사용하려고 이렇게 계획을 한 것 처럼 보인다. 다소 멀리 떨어져 있는 수명산파크 1단지나 6단지까지 배후 수요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좀 축소해서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주변에 아파트를 제외하면 큰 부지들은 모두 학교, 면허시험장, 농산물도매시장, 그리고 숲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수명산파크 1단지 정도는 옆에 있는 빌라촌의 상가로 일부 유출되겠지만, 그런 시각으로 본다면 수명산파크 8단지까지도 배후수요로 볼 수 있다.
진짜 상가가 저기 다 모여있을까? 저 지역의 카페, 음식점, 병원 등을 검색해보면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카페
병원
실제로 임장을 가보면 저 상가 지역에 주거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가 다 있다. 병원, 은행, 학원, 식당, 카페, 마트, 술집 등
물론 가장 가까운 역인 마곡역 주변은 아주 유명한 개발지구이다. 엄청난 수의 아파트, 오피스텔 등의 주거단지를 넘어서는 엄청난 수의 복합상가 건물들이 지어지고 있다. 제대로 쇼핑하고 술한잔 하려면 마곡지구로 나가야겠지만 수명산파크 단지 중 아래쪽에 위치한 단지들은 마곡역까지 걸어가긴 무리이다. 버스 한두정거장을 타고 가야 하다 보니 집 주변에서 소비를 하려면 소비할 곳은 저 상가지역 밖에 없다.
위에 있는 마곡 앰밸리 아파트부터는 배후수요라고 보기 힘들다. 마곡역이 더 가까울테니 말이다. 그 지역은 역세권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니 논외로 하더라도, 이렇게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수요가 많더라도 상가건물을 더 올릴 수도 없는 이런 곳이 항아리상권의 대표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네이버 부동산 매물을 보면 저 지역 상가는 소개글에 '항아리 상권'이라는 키워드가 꼭 등장한다.
이런 항아리 상권의 특징은 이런 코로나-19 시국에도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역세권에 놀러는 가지 않더라도 동네에서 생활 필수 인프라는 이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예 세를 못 낼 정도의 수요 금감은 잘 없다고 보면 되겠다. 임차인 입장에서도 저런 입지에선 대박까지 안나더라도 적어도 중박을 치고 먹고사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 안정적인 자영업 운영이 가능하다.
2. 용인 수지구 단국대학교 상권
약간 다른 느낌의 사례로, 지인이 투자한 상권을 하나 더 소개한다. 한남동에 있던 단국대학교가 용인 수지구 죽전동으로 옮기면서 다소 생뚱맞은 지역에 캠퍼스를 지었는데 역세권도 아니고, 주거밀집 지역 주변의 산을 깎아 만들다 보니 여기도 항아리 상권이 형성되었다.
바로 이 지역이다. 단국대학교는 어느 이름 없는 소학교가 아니다. 규모가 큰 수도권 대학교라 재학생을 대상으로만 해도 꽤나 큰 배후수요가 아닐 수 없다. 규모를 보여주기 위해 조금 더 축소해보겠다.
아파트와 학교 사이에 껴서 더이상 팽창할 수 없는 항아리 상권의 표본과 같은 곳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내가 이 상권을 소개한 것은 조금 상반된 이유이다. 물론 항아리 상권은 코로나 사태에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고 안정적이라 볼 수 있으나 이렇게 대학교를 배후수요로 하고 있는 곳은 조금 예외일 수 있다.
단국대학교는 서울에서 통학을 하기엔 다소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통근버스도 운영하고 있어 상당수가 통근을 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거리가 거리이다 보니 학교 주변에서 방을 잡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기숙사가 모자라서 학교 주변의 원룸에 공실이 별로 없을 정도이다.
이런 학교일수록 코로나 시국에 원격수업에 대한 요구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굳이 방을 구하지 않고 조금 멀더라도 서울에서 통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다. 이런 위치의 학교들은 학생들이 방학 때는 본가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은 통학일수를 위한 자취는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 지역은 원래 아파트가 먼저 위치해있던 지역에 학교가 들어온 것이라 저 상가 밀집지역을 아파트까지 고려해서 계획적으로 구성한 건 아니다. 이런 탓에 주변 아파트들은 개별적인 상가동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학교가 생기기 전 이미 형성되어 있던 대규모 상권이 주변 애매한 거리에 있기 때문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수한 인프라 외에 주거민들을 위한 인프라는 그쪽에 많이 형성되어 있다. 아래는 은행으로 검색을 한 경우이다. 병원으로 검색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물론 카페나 술집은 학교 주변 상권에 밀집되어 있지만 아시다시피 코로나에 매우 취약한 업종이다..
물론 단국대 상권도 매우 유명한 항아리 상권이었고, 내 지인은 아직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하지만 분위기가 예전같지는 않다고 한다. 다행이 우량 업종이 잘 들어와서 임대료를 받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3. 결론
이렇게 항아리 상권이 어떤 곳인지를 예시를 통해 확실히 알고, 다 좋아보이는 항아리 상권도 조금만 더 분석해보면 차이가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코로나 시대에 상가 투자는 다소 위험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아파트 투자 규제로 인한 유동성이 쏠려서 세가 껴 있는 좋은 매물들은 시장에서 거의 사라진 상태이지만 임대료 체납 및 공실을 버티기 힘든, 또는 서울에 똑똑한 아파트 한채 제대로 장만하려는 주인들이 가끔 급매물을 던지기도 하는 시기이므로 눈여겨 봐야 한다.
요즘 역세권에서 나오는 상가는 공실인 경우가 많다. '즉시 입주 가능'이라고 되어 있는 경우 대부분 공실이거나 공실이 에정된 상가이니 세를 맞출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을 해 봐야 한다. 반면 좋은 항아리 상권에선 상대적으로 세를 맞추기가 수월하고(자영업자 입장에서도 이 시국엔 배후 수요가 확인한 안정적인 상권의 창업을 원할 수 밖에 없다.) 세가 낀 매물들이 많으니 항상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야 한다.
'금융&부동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해 종합 부동산세 미리보기 (간편 계산 기능) (0) | 2021.11.23 |
---|---|
연체 이자 발생 후 받는 월세는 원금보다 이자를 먼저 상환 (2) | 2021.11.10 |
건물의 감가상각(내용연수별 잔가)은 어떻게 계산할까? (1720) | 2021.09.14 |
생숙(생활형 숙박시설) 초단타 전매 투자 안전할까? (386) | 2021.09.07 |
임대차(상가, 오피스텔 등) 월세 연체이자 간단 계산기 (9) | 2021.09.02 |
댓글